동물원 지킴이
 

::   사장님 
::   http://www.zookeeper.co.kr
::   보존수복 전문가 김겸



국립현대미술관 보존수복팀장 김 겸






예술작품은 보기만 하는 것이란 고정관념이 있던터라,
예술작품을 접하고 만지고 다룰 수 있다는 분야의 일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기만 했습니다.

또 그런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보존수복가, Conservator)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기해 하기도 했으며,
그런 일을 하시는 분이 일을 하는 것이
가슴이 뛰는 즐거운 일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망하는 작품을  작가가 아닌 사람으로 만져볼 수 있는
"특권"아닌 특권을 가지고 있는 분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Steve Jobs가 그랬다나요? 매일 아침 일어나 일하러 가기 전에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정말로 오늘 하는 일이 내 자신이 원하는 일이 맞는지?
만약 아니라는 대답이 계속되면,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하는 이야길 했다죠?

아침에 일하러 가기전 가슴이 뛴다… 뭐 그런 기분을 한번 느껴보고자
이런 인터뷰를 마련한 것이기도 하다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 이외에
작품을 만져보고 다룰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보존 작업을 하는 사람과 손상되거나 파괴된 예술품을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분야별로 회화, 조각, 유물등이 있겠지만
김겸님은 조각,조형 보존 수복 전문가 입니다.

김겸님을 만나게 된 것은 딸아이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큰아이가 그의 딸과 같은 유치원을 다니고 있어
유치원 행사나 캠프등을 가서 멀리서나마
저분이 그분이구나 하고 단지 알고만 있었는데,
가족이 만나게 되고 그러는 와중에 자연스레
보존 수복에 대한 이야길 나눈 것이 인터뷰의 시작이였습니다.
이는 오래 전의 일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현장인 현대미술관에서 만나게 된 것이
이야길 나눈지 1년도 더 지나고 나서의 일입니다.



비가 많이 오던 날이였습니다.
이날도 아침부터 비가 왔고
혹시 또 비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하늘은 흐렸습니다.
과천 현대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보기엔 아름다웠으나,
습하고 덥고 짜증도 나고…  


괜히 걸었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지요….
동물원가는 코끼리 열차를 타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를 했으니까요.
그래도 사진 속의 과천 대공원 호수는 아름답거군요….  
예술은 이처럼 그 창작의 시대를 살아간 작가에겐
고통과 고난 그리고 슬픔으로 기억되더라도
작품 그 자체는 아름다움이라고 불려질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드디어 도착한 국립현대미술관...





이날의 만남은 동행이 한명 있었습니다.
Kaist 재학생으로 사회적기업에 관한 관심으로
동물원사장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중이던
신승훈군이 동행했습니다.
현대미술관에 가본적이 없다는 것과
새로운 분야의 호기심이 이유라고 하더군요



(이 사진은 아이폰 사진이라 역시 좀...)





현대 미술관은 뭐 그 위용과 규모에서 다소 위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미숙하지만 건축에 대해서도 좀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가끔은
왜 이런 건물은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속에 자리잡은 미술관에 들어서서 연락하자 평소에는 가본적이 없는
미술관 건물 밑에서 달려와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미술관에 많이 와봤지만, 그 아래 지하에 그런 큰 시설들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수장고며 작업실이며 사무실 등등등…
인터뷰는 보존, 수복작업을 하는 사무실에서 편하게 앉아서 진행되었습니다.
옆에서는 미술관 인턴 보존수복사가 작업을 하고 있기도 했구요





미술품의 보존과 수복이란 예술작품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손상된 작품을
적절한 과정을 통해 회복시키는 활동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과정은 미술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실기와
자연과학 특히 화학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오늘날은 손상을 받기 이전에 작품을 둘러싼 조건들을
평가하고 조절하는 예방보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수복 방법에 있어서도 미술작품과 문화재는 커다란 차이점을 가지는데,
역사적, 기록적 의미가 우위인 유물은
극히 조심스럽게 다루어지며 연구되어지는 반면,
미적 감상의 목적이 우위인 미술작품은
순회전 등 잦은 이동과 설치도 고려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즉, 미술작품은 감상의 대상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복원처리가 개입되고
수리재료의 선택에 있어서도
외관상의 효과나 필요한 정도의
내구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방문한 날 수리를 거의 마친 청동조각상이 있었는데,
수장고에서 부러진 다리가 덜렁 덜렁해서
대대적인 작업을 통해 수리가 끝났다고 하는군요...





만든작가 이외 다른 사람이 작품의 안쪽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엑스선 사진을 통해서 안을 들여다보고,
사람은 아니지만, 작품 치료를 위해 접근하는
방법들이나 조치들이 의사들의 그것과도 비슷하더군요..
정신,심리적인 바탕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것도
나름 물리적인 작업만 있는 것도 아닐꺼 같다는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이젠 전시를 위해 이동도 할 수 있게 되었겠지요?

문화 선진국들의 경우 미술관에는
보존수복실을 갖추고 이 분야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관련학회나 개인이 운영하는 보존수복 스튜디오 등을 통해
미술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경우 보존수복 작업을 하는 개인 스튜디오들도 많아
거창하고 비싼 예술작품이 아니더라도
집안에서 할머니께서 그리신 그림 액자가 손상되어도
비용을 치르고 수리해서 다시 소장하고 보관하는
그런 일들이 많다고 하군요.

그런 것이 예술을 대하는 마음의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되고 낡았지만 버리고 새것으로 장만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과 함께 변화된 모습으로 간직하는 것과 같은 차이 말이지요..

야외조각분야를 예를 들면,
일본은 1997년 여러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이
옥외조각조사보존연구회를 구성하여
일본 전역의 기념물 및 야외조각의 상태조사와
보존 및 수복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선 소위 '조각구제운동'을 조각보존협회와
스미소니언 등 박물관이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깨끗한 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취지하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주로 모금과 자원봉사 활동으로 이뤄지며,  
전문적인 보존복원작업 외에 도시환경 속에서의
오염물 제거가 대부분의 인력과 시간을 차지하는 일이므로
방과 후 학생들의 교육 과정이나 일반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 Save Outdoor Sculpture 라는 미국의 프로그램으로
스미소니언예술박물관 후원으로 1989년부터 미국 전역의
조각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서 3만건 이상의 작품중 50%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현실을 해결하는 활동임.
대부분이 공해나 오염물질등 청소가 필요하고
일부 전문적인 대책이 필요한 예술작품 보전 활동을 위해
전문적인 기술은 주관하는 박물관에서 지원하고
실제 운영과 보존 활동은 자원봉사와 방과후학교 활동을
연결하여 청소 및 보존수복이 필요한 예술작품의
보존 활동을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음
참고 사이트는 다음을 참고 바람
http://www.heritagepreservation.org/programs/sos/sosmain.htm)





보존수복의 좋은 사례를 방문한 보존수복 작업실에서 볼 수 있었는데,
금속판으로 만들어진 통들을 쭈욱 쌓아 놓고 한쪽에서는
‘닦고 붙이는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현대 예술사조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대표적인 작가인 도널드져드의
무제 라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리 단순해 보여도 현대미술관 소장품중 가장 고가에 속하는 작품이라는 군요 -_-)

그런 유명한( 사실 전혀 모르고 있었음 -_-::) 예술작품이 철가방(?) 처럼
옆에 쌓여 있었으니뭐.. 알 수 가 없겠죠..
실수로 그 위에 넘어졌다는 일이 생기면 아주 큰일이겠죠?





잘못해서 파손되거나 손상되면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벽에 층층이 붙어 있는 작품이 떨어져 보존수복 중이며,
상당히 고가의 작품이라는 귀뜸을 해주시더군요.
도널드 져드의 작품을 수복작업중인 미술관 인턴직원의  
섬세한 손놀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품의 보존 수복은 기술을 기본으로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보존 윤리라는 것과 예술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란 설명을 하는 김겸님을 통해
예술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하나의 스타일이란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슬램덩크의 명대사, 손은 단지 거들뿐..
기술을 활용하는 도구를 이용해 작업하나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뭐 그런…

보존 수복 도구나 약품들은 예술과는 다른
아주 투박한 도구와 약품 드릴 송곳 심지어는
엑스레이 장비등이동원 됩니다.

문화와 예술이란 것은 좁은 의미로
그림, 음악, 무용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하는 사고도
문화와 예술과 뗄레야 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어떤 신문이든 잡지든 문화면에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걷고
어떻게 입고 어떤 것을 즐기고 어떻게 생활할지를 담는 것이
바로 문화 예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보존수복 분야는 해당 분야의 활동 전문가가
분야별로 10여명 남짓 되며,
조형 분야는 한손가락으로 셀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사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작업실과 공구를 보고
예술과 관련 있다라고 생각하기 힘든 도구와 약품들로
가득찬 작업실이 왠지 모르게 낮설어 보입니다





예술이라면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나 굉장히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처음부터 관심을 가지는 일이 드문 경우가 되는 것도 현실이니까 예술을 삶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과 같은 일이였죠.
사실 인터뷰 전에 왜 사람들이 옷을 그렇게 많이 사고 새로 사고 또 바꾸고 하는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출처 : http://cafe.joins.com/cafe/CafeFolderList.asp?cid=genedea&list_id=626766



2년전 김겸님은 광화문의 이순신동상을 보존작업을 했었다고 합니다.
‘한글과 컴퓨터’의 후원으로 아주 아주 힘든 작업을 하셔서 작업후 몇 달동안
팔을 쓰지 못하는 휴유증을 남겼던 작업임에도 아주 보람이 있고 즐거웠던 작업이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순신장군 동상을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성비등으로 인한 손상에서
구할 수 있었던 즐거운 작업이 주는 흥분이 있었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야외 조각이  열악한 환경 속에 놓이게 될 운명이라고 여기고는
잘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에 무관심하다고 합니다.
하기야 금속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그냥 두면 오래 오래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인 생각이겠죠.

하지만, 야외에 놓인 청동조각의 손상 원인은 화학적 오염, 큰 폭의 기온 변화, 습기, 자외선, 생물학적 공격,
침식성 바람, 자연 재해 및 인간의 낙서, 파괴, 잘못된 보존 절차 등 다양한 이유로 손상되고
또 서서히 파괴되어 간다는 군요.

산성비나 눈, 자외선,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일산화탄소나 아황산가스, 암모니아 가스 등의 대기오염 성분과
새똥 등이 금속 부식을 가중하고 표면에 지저분한 줄무늬를 만드는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오염층이 점점 자라서 표면에 부식물 층을 형성하고,
표면에 부식물이 두텁게 형성되면 부식층의 작은 구멍들에 습기가 갇히거나 부분적으로 전위차가 생겨
부식 과정이 점차 가중되어 본래의 예술작품이 가지고 있던 모습들과 많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청동 조각이 주물소에서 막 주물되어 나오면 광택을 지닌 누르스름한 갈색의 청동질을 보여주지만,
공기 중에서 곧 산화되기 시작하여 무광택의 짙고 칙칙한 얼룩이 형성되는데 이러한 자연부식 현상을 방지하고
표면에 아름다운 색을 부여하기 위해 여러가지 화학 약품을 금속 표면에 붓거나 발라 ‘강제 부식’ 과정을
거치게 하기도 하는데 이를 파티네이션이라고 한답니다.



그림  : 파티네이션 작업중인 모습

파티네이션은 작품의 표면을 보호하고, 미적으로 아름답게 꾸미거나 오래된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모든 행위로 가공을 위하여 표면에 열을 가하면 산화가 일어나면서 적, 갈, 흑 등 몇 가지 색을 띄게 되며
이 산화층을 긁어낸 후 주로 산성 용액을 가해 반응켜 작업한다고 합니다.
일부 작업을 진행하는 작품을 작업실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품의 보존 수복이란 것이 일단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이뤄지는 작업이긴 하나 그러한 행위가 필요한 것,
그리고 보존가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예술작품을 삶 가까이에서 느끼고자 하는 마음들 이라던지,
우리의 생활 장소 곧곧에 설치된 조형들이 원래의 작품으로 보존되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는게 필요한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6.25를 거치며, 낡고 오래된 것을 새것으로 만들고
기본적으로 새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또 올바른 방법이란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어느정도 안정화 단계가 되면,
급격한 변화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회적평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해주는 김겸님의 이야기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소득분배, 부의 재분배를 가능하게 하는 세제개편 같은 정치적인 행위보다
문화에 대한 교육과 그것을 향유하는 것을 우리 사회의 각 계층들이
골고루 가질 수 있다면 그래서 문화라는 것이 삶의 스타일로
한사람 한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하루하루가 심장을 뛰게 하는 일들이 사람들에게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을 하시는 군요…


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멍하게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모든 순간 어떤 스타일로 해야할지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삶의 스타일이 문화다 라는 그의 이야기는 양말을 10컬레를 모두 똑 같은 양말로 사는
내 모습을 미니멀리즘적이다라는 멋진 표현으로 설명하시더군요. 終




  

김겸

일본 동북예술공과대와 영국 링컨대에서 입체물보존을 수학.
홍익대 미술사 석사, 미술비평박사과정을 마침.
삼성문화재단 보존연구소 조각담당 연구원, 일본 길비조각수복소 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근무 중임.
권진규, 마르셀 뒤샹, 이브 클라인, 앙토닌 브루델, 세자르 등의 작품과
덕수궁 세종대왕상, 세종로 이순신 장군상 등 수복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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