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지킴이

::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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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각과의 만남





어떤 일이 있을 때 그것이 너무 강렬하여 도저히 잊을 수 없을 경우
"각인"되었다는 말을 쓴다.
그만큼 강렬한 표현이겠지만, 그 각인이 전부인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각.


전각 [篆刻],  
나무 ·돌 ·금옥(金玉) 등에 전자(篆字)로 인장(印章)을 새기는 일, 또는 그 새긴 글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각이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것이 몇년전이고, 작년에 전각용 칼과 연습용 돌 그리고 인주를 장만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잘 모셔놓고 늘 해야 할텐데 하는 생각만 가지고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와중에 전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공고를 보는 순간 늦을 세라 신청을 했고,
운이 좋겠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비가 오는날, 비를 맞으며 인사동을 걸어서 안국동으로 향했고
전각을 하는 분의 작업실에서 전각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전각은 간단 하다.
돌을 칼로 파는 것이다.



<그림-전각용 칼>


쉽게 생각하면 도장을 파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물론 심오한 예술의 세계나 그것이 가지고 있는 사상이나
철학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그냥 끌리는 것이 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은 그런 끌림과 그것을 알아가고 접해 가는 것이 아닌가?



<그림-전각용 사포>


칼과 사포,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갈고 팔 대상인 돌 나무등이
준비 재료의 전부 이다.
그것과 함께 종이나 찍어볼 수 있는 대상, 그리고 인주나 잉크등이
아마도 전부인 것.



<그림-작업실의 전각 작품들>


사실 전각이라는 작업은 무척 간단한 작업이다
돌위에 그림을 그리고(물론 찍었을 경우 반대로
나타나게 그려야 한다) 그 그림을 따라서 돌을 파내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할때는 색깔이 있는 먹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림이나 글씨 등을 따라서 전각 작업을 하는 것이지





그러나 사실 전각 작업은, 그 그림을 그릴때 거의 다 판가름이 나기 마련이다
그림 그린 것 이상의 전각이 나올 수 없으니까 말이다.

결국 방치안(전각의 내모나 그 찍히는 부분안)에 얼마나  잘 조형미가 있게
배치하고 아름답게 그려 내느냐가 하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이날의 체험에서는 그림을 그린 동물원사장에게 전각 선생님께서
처음에는 지도를 해주시다가, 결국 재미로 하는 것이니 그냥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더라..
그만큰 감각도 없고 기본도 없는 상태에서 전각을 하려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
어쨌든, 그림을 그리고 전각을 하고, 잉크를 롤러에 발라서
도장을 찍어본다





잉크를 바른 다는 것이 판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인주는 아주 큰 면에 바르는 것이 힘들고 균일 하게 도포 하는 것이
어렵고 이물질이 많으니 롤러가 편하긴 하겠다.





그리고 한번 힘을 주어 꾸욱 눌러서 처음으로 찍어 본다.
처음찍은 것을 보고, 생각과는 다르게 나온 부분과 없어져야 할 부분,
속칭 "똥" 을 제거 한다





이런 작업을 반복해서 원하는 형태의 전각이 완성이 된다고 한다
이날 내가 하고 싶은 것이있었는데, 태양이 들어간 서연이의
이름이 씌여진 도장을 만들고 싶었으나, 워낙 모양이 안나와서
거의 한시간을 돌위에 그림을 그렸다가 지웠다가 하다가
다시 결국 바꾸어서 작업한 것이 이것이다.





다양한 그곳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니 이러한 것을
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연습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지 그 안에는 하나의 세계가 있다.
자기가 아는 것이 자기가 느낄 수 있는 세계의 전부이다.
세상은 그래서 아주 넓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지리적인 세상만이 아니라, 인간은
또다른 세상을 창조하고 만들어 내고 발전 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終




p.s.

동물원 사장이 서도(붓글씨)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이
학교다닐적에 교실 옆에 있던 서도회 동아리의 묵향에
취해서 였다. 알 수 없는 향긋한 냄새 그 냄새를 따라 가입한 곳이
서도회 였고, 늘 그 묵향을 잊을 수 없다.

전각에서는 묵향과 같은 것이 돌 터지는 소리라고 한다.
칼로 돌을 팔때 나는 소리.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밤새워 돌을 파도  지치지 않는 다고 이날의 선생님은 이야기 하셨다.
돌터지는 소리가 어떤지 궁금하지 않는가?
돌터지는 소리 그걸 어떻게 말로 설명 한단 말인가?
묵향이 어떤지 말로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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