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지킴이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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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는다는 것


늙는다니? 내가? 당신만이 아니라 누구나 늙는다.
내가 늙어가는 전조가 있는데 그게 뭐냐면, 먼저 늙어가는 부모를 보게 되는 것이다.
산 같던 아빠 덩치가 작아지는 것부터 시작된다.
키도 작아지는 듯하고 힘도 적어지고 시력도 떨어지고 하더니
더 못 봐주게 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엉뚱한 말을 하기 시작하는 늙음이다
좀 가만히 있으면 좋으련만 이것저것 일을 저지른다.
키우는 애보다 더 일을 만들어낸다. 애 돌보듯이 돌봄이 필요한 단계로
어느새 접어든다. 피할 수 없는 늙음. 이것을 목격하는 것이 어른이 되어 겪는 현실이다.

전희식, 부모 노릇 하다 보니 자식 노릇 기다리네, 민들레 96호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알수가 있다.
시간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변해가는 현실이니까.
하지만 어른이 된다라든가, 어른 스럽다든가 하는 의미는 이 나이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어린이에게서 어른 스러움을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나이든 이에게서 또 노인에게서 어린이와 같은 면을 보기도 한다.

그래서 오죽하면 "철 좀 들어라" 라는 말이 별도로 있겠는가!
나이와 관계없이 어른이라고 칭할수 있을 때와 반대의 경우가
주로 그 표현의 주된 사용처이겠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나이에 맞게 늙는 다는 것은
나의 늙음과 어른 스러움을 자각하기 이전에 목격하게 되는 것으로
내가 생각해왔던 어른스러움과 늙음에 부합하거나 부합하지 않는 것을 체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처음부터 어른이 있겠으며, 날때 부터 늙음을 간직하고 있는 이가 있겠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된 것이 아닌 의미를 부여 하고 가치가 느껴지는
어른 스러움과 늙음은 결국  만남을 통해서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언제나 즐겁거나 희망적이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쉽지 않은 만남이 될 수 있다.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싶은 만남도 있을 것이다.
우린 어른이 되어가는가? 그런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만난 어른, 늙음이 어떤 것인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러한 나이듬, 어른이 되어감이 단순히
저절로 얻어지는 것으로 생각되는 지점에서 다시 돌아볼 일이다.

힘든, 이해하기 힘든 현실의 만남을 받아 들이는 것에서부터
나의 늙음과 그리고 그것에 적절한 어른스러움이 시작하는 것 아닐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닐 것이다.
어른이 어른 다워야 어른이지...
내게 물어봄직한 말이다. 난 어른이 맞나? 흐흐흐 헛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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